왜 하필 블로그였을까, 저도 한참 생각해봤습니다
퇴사 후 가장 많이 했던 생각 중 하나는 ‘이제 뭘 해야 하지?’ 였습니다. 출근이 없는 날들이 이어지고, 실업급여를 받으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계속 다음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쉬고 있는 것 같아도, 사실은 계속 앞으로를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다시 회사에 다니는 쪽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예전처럼 다시 취업해서 월급을 받으며 사는 삶이 가장 현실적인 길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력서도 몇 군데 넣어봤습니다. 하지만 연락이 오는 회사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연락이 오지 않는 일이 아주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도 저와 비슷한 나이의 이력서를 보면서, 회사가 어떤 사람을 더 선호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로 다 설명하지 않아도, 현실이 어떤지는 이미 회사 안에서 많이 봐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력서를 넣고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더 허탈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내가 원한다고 해서 다시 쉽게 선택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저는 그냥 쉬고만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 동안 더 많이 찾아보고, 더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 부업 정보들도 자꾸 눈에 들어왔고, ‘이건 어떨까’, ‘저건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며 계속 다음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건, 결국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50대 주부로 다시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이 결코 가볍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멈추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계속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니, 제 안에서 조금 더 분명해지는 마음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단순히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만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수입은 중요합니다. 지금의 제게도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느껴졌던 건, 이제는 제 것을 하나쯤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저는 늘 회사의 시간 안에서 살아왔습니다. 제 시간을 쓰고, 제 에너지를 쓰고, 그 결과는 결국 회사 안에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게 직장생활이니까 당연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됩니다.
퇴사 후에야 비로소, 아주 작더라도 제 이름으로 남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이건 내가 쌓아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0대 주부인 제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보면 솔직히 막막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의 제게는 그 마음이 생각보다 꽤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직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당장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뚜렷하게 정리된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예전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이제는 제가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취업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삶보다, 아주 느리더라도 제 손으로 무언가를 쌓아가는 삶이 지금의 제게는 더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불안은 여전히 있지만, 그 안에서도 제가 살아갈 방향을 조금씩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처럼 회사에 다니며 안정적으로 사는 삶도 분명 좋은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틀 안에 들어가는 것보다, 아주 작더라도 제 이름으로 남는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다시 취업보다, 내 것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이 지금의 저를 조금씩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작고 느린 걸음이지만, 그래도 이 방향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그렇게, 제 일상을 조금씩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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